볼보자동차코리아가 신형 S60 및 V60 크로스컨트리를 출시했다. 단순 연식변경처럼 보이지만 두 모델의 출시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 지난 해부터 꾸준히 선보인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에 티맵오토, 자동차 전용 AI 플랫폼 누구 오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 긴급 지원시스템 ‘볼보 온 콜’까지 회사의 모든 라인업에 적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라인업 정비를 마쳤으니 적극적으로 알릴 차례. 속초의 롯데리조트를 출발해 강릉의 카페 디오슬로까지, 동해안을 따라 왕복하는 코스로 시승회가 진행됐다. 배정된 시승차는 S60과 XC40. XC40 역시 지난 8월 국내 출시된 만큼 최신 모델로 배정됐다. 

◆ 폭우 내린 속초, 볼보에게는 ‘고향 같은 날씨’ 

올해는 날씨가 유난히 변덕스러운 한 해였다. 초대형 태풍이 연달아 상륙해 큰 상처를 남겼고, 연달아 내린 폭우는 여러 공간을 삼켰다. 10월에 들어서며 여름철 무더위도, 폭우도 지나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시승회의 날씨는 종일 끊이지 않는 비와 함께 했다. 속초 시로 진입하자마자 내리기 시작한 비는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까지 쉼 없이 몰아쳤다. 이후 시승회가 끝나자마자 깨끗하게 날이 개었다고 한다. 

먼저 XC40에 올랐다. 볼보의 가장 콤팩트한 라인업 40 클러스터의 간판 모델이다. 하지만 상위 모델인 60, 90 클러스터 못지 않은 안전장비가 장착된 것이 특징.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해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0.6kg.m를 발휘한다. 여기에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무겁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주행감이 일품이다. 

강릉을 향하는 해안도로에 오르니 비가 더욱 거세진다. 간혹 전방 가시거리가 확보되지 않을 정도. 안전을 위해 주변 차들과 함께 비상등을 켜고 속도를 낮춰 주행을 이어나간다. 아무리 주행 속도가 낮아도 쉬지 않고 내리는 비는 언제든지 차를 위협할 수 있는 요소다. 그런 날씨 속에서도 차의 거동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폭우 속 안정적인 드라이빙을 선사한 XC40의 가격은 ▲B4 AWD Plus Bright 4840만 원 ▲B4 AWD Ultimate Bright 5280만 원.

강릉의 회차지에 도착해 S60으로 차를 옮겼다. 그 사이 빗줄기는 더욱 거세졌다. 볼보 관계자는 “날씨 요정이 잘못 왔다”면서도 “볼보의 고향인 스웨덴은 더 궂은 날씨로 유명하다. 이런 날씨에서 시승해야 볼보의 진짜 가치를 느낄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떤다.

S60은 XC40과 느낌이 사뭇 다르다. XC40의 경우 CMA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S60은 최상위 90 클러스터와 동일한 SPA 플랫폼을 쓰기 때문이다. 뼈대부터 다르기 때문에 차가 발휘하는 퍼포먼스도 다르다. 

파워트레인은 2리터 가솔린 엔진에 조합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8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250마력, 최대토크 35.7kg.m를 발휘한다. 구동방식은 앞서 시승한 XC40, 함께 출시된 V60 크로스컨트리와 달리 S60은 사륜구동이 아닌 전륜구동 방식이다.

계속 굵어지는 빗방울 속에서 어댑티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켰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사용하지 않았을 날씨다. 차선과 차간간격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그럼에도 해당 기능을 사용한 것은 신형 S60에 적용된 ADAS 센서 플랫폼 때문이다. 레이더와 카메라, 초음파 센서로 구성된 새로운 플랫폼은 S60의 차선 유지 기능과 도로 이탈 방지 및 보호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덕분에 S60은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나간다. 맞은편 차선에서 날아온 물폭탄에도 앞차와의 간격을, 
웅덩이가 생긴 구간을 지나면서도 차선을 감지해 경고를 잊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안전을 양보하지 않는다’는 브랜드 철학을 몸소 체험하는 순간이다.

인상적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안전성을 보여준 S60의 가격은 5610만원. 


◆ 조금 느리지만, 늦지는 않는 브랜드

볼보자동차 코리아의 2021년 총 판매 실적은 1만 5053대. 지난 10년간 10배 넘게 성장했고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연달아 터진 사태는 볼보에도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가격의 인상을 막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늘 지적 받은 부족한 물량의 확보 역시 중요 과제였다. S60 및 V60 크로스컨트리 출시 당시 아시아 태평양 총괄 사장이 한국에 방문해 해결의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서비스 품질 향상 등 기존 볼보의 가치를 지키는 것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볼보의 이런 행보는 이번에 시승한 XC40, S60과도 일치한다. 조금 느릴 수는 있지만 늦지는 않는다. 첨단의 적용에 발빠르게 대응하진 않지만 중요한 가치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늦지 않게 움직인다. 볼보의 매력은 여기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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